어제 그러니까 목요일 저녁, 학생들의 중간고사 시험대비를 끝내고 곧장 비행기에 몸을 싣고 제주도로 떠났다. 8월초쯤 제주에 다녀온 뒤로 제주에 대한 그리움과 제주에 살아보면 어떨까에 대한 막연한 동경으로 한달 전부터 비행기표부터 예약하고 무작정 떠난 여행이다. 늘 그렇듯 여행에 대한 큰 준비는 없다. 게다가 지난번 여행때에는 너무 먹거리에 치중하다보니 여유로운 여행을 하지 못한 것이 아쉬워 이번에는 가벼운 마음으로, 대신 사진 하나는 재밌나게 찍어보고 싶은 마음에 카메라 하나 챙겨 들고 여행길에 나섰다. 생각하고 생각할 일들도 제법 있고 결심을 정해야할 일들도 어쩜 이번 여행의 숙제가 될 수 있겠다.
두달만에 만난 병진이와 맥주한잔 하며 카페이야기, 제주 이야기, 자전거이야기를 나누다보니 새벽 3시가 넘어서야 잠이 들었다.
습관처럼 7시쯤 일어나 9시쯤 일어난 병진이와 집 가까이에 위치한 미미식당에서 몸국이라는 음식으로 아침을 하기로 하였다. 걸어가기는 애매한 거리라 병진이는 치넬리 클래식로드, 난 브롬튼을 타고 식당으로 이동했다. 식당앞에 자전거를 세워두는데 구수한 곰탕 냄새가 벌써 기대되는 곳이다.
몸국은 모자반이라는 해초를 돼지고기를 삶아낸 국물을 육수로 해서 끓인 제주도 전통 음식이다. 지난번 제주에 와서 먹었던 고사리 육계장과 더불터 독특하면서도 괜찮은 맛이다. 해초향이 처음엔 익숙치 않았으나 금새 한그릇 뚝딱 해치워버렸다.
이번 여행은 먹거리와 카페 자리 보다는 말그대로의 여행을 더 즐기고 싶었다. 지난번에 왔을때 이쁜 풍경을 보고 카메라에 제대로 담지 못한 것들이 아쉬움에 남아 TX-1을 빌려왔다. 제주의 풍경을 제대로 담기에는 파노라마가 제격이라고 생각이 들었다. 카메라 욕심이 살짝 들어 롤라이플렉스도 챙겼으나 하나의 카메라에만 집중하고 싶어 과감히 롤라이플렉스는 두고 제주에 왔다.
8000원정도하던 벨비아와 E100vs 필름이 만원을 넘는 것을 이번에 오랫만에 필름을 사면서 알고선 깜짝 놀랐다. 그러나 날도 좋을텐데 TX의 후지논 렌즈와 벨비아와 E100vs가 만나 얼마나 멋진 색을 뽑아낼지 생각하니 가격은 잠시 잊기로 하고 몇롤 질렀다.
처음 여행의 장소는 아일랜드 조르바이다. 아일랜드 조르바는 제주에서 유명한 카페 중 하나이다. 원래는 하나였는데 이런저런 사정으로 지금은 월정리에 하나, 평대리에 하나 이렇게 두 개의 조르바가 운영되고 있다. 일단 먼저 들른 곳은 달이 머물러 산다는 월정리이다.
월정리의 아일랜드 조르바는 테이크아웃의 모습을 가지고 있지만 커피를 테이크아웃을 해서 가는 것을 아주 싫어한다. 커피 한잔을 주문하고 20분 가까이 기다렸다. 먼저 오신 손님도 있었지만, 그냥 주인이 급하지않게 커피를 내려주신다. 서울이었으면 정말 불만 가득 한소리하고 떠났을텐데 이곳은 당연히 아무말없이 기다린다. 커피가 나오고 주인은 소리를 치며 커피가 나왔음을 알려준다. 말투가 무척 톡특한, 만화에 나올듯한 목소리로 말이다.
20분이나 아무렇지않게 이곳에서 커피를 기다릴 수 있는 이유는 이곳의 커피가 대단히 맛이 좋아서가 아니다. 그 이유는 바로 카페 바로 앞에 있다.
카페 바로 앞 2차선 도로를 건너면 대충 세워둔 의자. 그리고 파란 하늘과 그 보다 더 파란 바다. 우린 여기서 가만히 바다만 보면서 시간가는 줄 모르고 커피를 기다렸다. 20분정도 지나서 커피가 나왔고, 아무런 테이블도 없는 이곳에 바다를 보며 커피를 마셨다. 협재만큼이나 파란 바다. 그리고 한적함이 나도 모르게 영화 '안경'의 장면들이 떠올랐다. 주인공이 모두 먼 바다를 보는 모습. 이곳이 딱 그러했다.
어느정도의 시간이 흐르고 우린 다시 평대리에 위치한 또다른 아일랜드 조르바로 향했다. 조르바가 두군데로 나누어지게 된 이유는 여러 이야기가 있다. 좋지않은 이야기들이지만 오해와 오해가 시간이 지나 잘 해결되면 좋겠다는 생각도 들면서 누구나 욕심낼 만한 카페들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월정리에서 20분쯤 안되게 해안도로를 차로 달리다 보면 평대리에 위치한 또다른 아일랜드 조르바에 도착한다. 바닷가와 바로 접하지않고 살짝 골목길로 들어가야 하는 점에서 월정리 조르바에 비해 조금은 아쉬운 위치이다.

제주의 민가들은 안채(?)와 별채(?)로 나누어져 있다. 이곳 조르바의 별채는 현재는 사진을 전시 중이고, 안채는 두 여주인의 생활공간으로 사용되고 있으며 우리는 별채와 마당에서 커피를 마실 수가 있다. 별채에서는 '꿈꾸는 카메라'라는 기부 형태의 전시를 진행하고 있다. 아프리카의 아이들에게 직접 카메라를 주고 그들이 담은 모습을 책으로 만들어 팔아 그 수익금으로 그들을 돕고 있다. 일단 나도 좋은 의도니 마지막 남은 한 권이라는 책을 구입하였다. 판매 수익 모두를 기부한다하니 서로에게 좋은 것이라 생각이 들었다.
조르바에는 커피를 마실 곳이 정확히 세 곳이 있다. 별채 안에 작은 테이블 하나, 마당에 2개의 테이블이 있다. 물론 손님에 따라 테이블이 없는 벤치에 앉아서 커피를 마시기도 한다. 그리고 우리가 앉은 자리에서는 멀리 바다가 보이기도한다.
행복 뭉치,사고 뭉치라서 '뭉치'라는 이름을 가진 4개월짜리 강아지가 정신없이 뛰어다니는 카페, 그리고 이 동네의 초등학교 6학년 아이들 준석이 민경이 수현이 현지가 이 조르바 카페 여주인께 친구먹자고 드나드는 곳. 그래도 아이들과 오랜 시간을 보낸 것도 재주라고 금새 친해져서 아이들한테 홍시도 얻어먹고, 절대 아이들 안혼낼꺼같은 선생님이라는 말도 듣고, 월정리 조르바의 바다는 없지만 이곳에서 좀 더 오랜 시간을 보낼 수 있었던것은 '따뜻함'이었다.
저녁을 먹기위해 찾아간 곳은 돈사돈과 비교되어 잡지 싱글지에 나와 곧 더 유명해질 나목도 식당이다. 지인들의 추천도 있어서 한번은 꼭 먹어보고 싶어 조금 멀지만 찾아가보았다. 이런 외진곳에 어찌 알고 찾아갔을까 싶은 곳에 식당이 위치했다. 양념갈비가 제일 맛있다는데 그건 이미 다 팔리고 없어서 두번째로 맛나다는 삼겹살을 시켰다.
삼겹살이 돌돌돌 말려있어 궁금해서 물어보니 어제 잡은 고기라 쉽게 칼로 썰어지지 않아서 저렇게 말아서 썰었다고 하신다. 불에 놓고 구우니 다시 길게 펴진다. 바짝 구워도 육질이 부드럽다. 껍질이 두터움에도 부드럽게 씹힌다. 게다가 8000원이라는 아주 저렴한 가격에 만족해하며 투툼한 '돈사돈'과 다른 맛있는 삼겹살이었다. 생고기보다는 삼겹살이 내 입맛에는 더 좋았다.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제주시의 카페에 잠시 들렀다. 이제 오픈한지 만9개월 된, 한량이라는 이름의 카페로 82년생 83년생 제주 토박이 두 남자가 차린 곳이다. 태환의 로스터기를 사용하는 로스터리 카페로 홍대스러운 분위기로 멋지게 꾸며놓았다.
커피이야기, 카페이야기를 나누다가 다음에 방문하면 무한리필을 약속하시며 서울가기전에 다시 꼭 들르라고 당부하셔서 시간이 된다면 바람카페와 함께 다시 들려야겠다. 커피 진하게 한 잔 마시고는 더 주신다는 커피를 마다하고 집으로 갔다. 내일도 좋은 곳을 열심히 다녀야하기때문에 ^^
두달만에 만난 병진이와 맥주한잔 하며 카페이야기, 제주 이야기, 자전거이야기를 나누다보니 새벽 3시가 넘어서야 잠이 들었다.
습관처럼 7시쯤 일어나 9시쯤 일어난 병진이와 집 가까이에 위치한 미미식당에서 몸국이라는 음식으로 아침을 하기로 하였다. 걸어가기는 애매한 거리라 병진이는 치넬리 클래식로드, 난 브롬튼을 타고 식당으로 이동했다. 식당앞에 자전거를 세워두는데 구수한 곰탕 냄새가 벌써 기대되는 곳이다.
몸국은 모자반이라는 해초를 돼지고기를 삶아낸 국물을 육수로 해서 끓인 제주도 전통 음식이다. 지난번 제주에 와서 먹었던 고사리 육계장과 더불터 독특하면서도 괜찮은 맛이다. 해초향이 처음엔 익숙치 않았으나 금새 한그릇 뚝딱 해치워버렸다.
이번 여행은 먹거리와 카페 자리 보다는 말그대로의 여행을 더 즐기고 싶었다. 지난번에 왔을때 이쁜 풍경을 보고 카메라에 제대로 담지 못한 것들이 아쉬움에 남아 TX-1을 빌려왔다. 제주의 풍경을 제대로 담기에는 파노라마가 제격이라고 생각이 들었다. 카메라 욕심이 살짝 들어 롤라이플렉스도 챙겼으나 하나의 카메라에만 집중하고 싶어 과감히 롤라이플렉스는 두고 제주에 왔다.
8000원정도하던 벨비아와 E100vs 필름이 만원을 넘는 것을 이번에 오랫만에 필름을 사면서 알고선 깜짝 놀랐다. 그러나 날도 좋을텐데 TX의 후지논 렌즈와 벨비아와 E100vs가 만나 얼마나 멋진 색을 뽑아낼지 생각하니 가격은 잠시 잊기로 하고 몇롤 질렀다.
처음 여행의 장소는 아일랜드 조르바이다. 아일랜드 조르바는 제주에서 유명한 카페 중 하나이다. 원래는 하나였는데 이런저런 사정으로 지금은 월정리에 하나, 평대리에 하나 이렇게 두 개의 조르바가 운영되고 있다. 일단 먼저 들른 곳은 달이 머물러 산다는 월정리이다.
월정리의 아일랜드 조르바는 테이크아웃의 모습을 가지고 있지만 커피를 테이크아웃을 해서 가는 것을 아주 싫어한다. 커피 한잔을 주문하고 20분 가까이 기다렸다. 먼저 오신 손님도 있었지만, 그냥 주인이 급하지않게 커피를 내려주신다. 서울이었으면 정말 불만 가득 한소리하고 떠났을텐데 이곳은 당연히 아무말없이 기다린다. 커피가 나오고 주인은 소리를 치며 커피가 나왔음을 알려준다. 말투가 무척 톡특한, 만화에 나올듯한 목소리로 말이다.
20분이나 아무렇지않게 이곳에서 커피를 기다릴 수 있는 이유는 이곳의 커피가 대단히 맛이 좋아서가 아니다. 그 이유는 바로 카페 바로 앞에 있다.
카페 바로 앞 2차선 도로를 건너면 대충 세워둔 의자. 그리고 파란 하늘과 그 보다 더 파란 바다. 우린 여기서 가만히 바다만 보면서 시간가는 줄 모르고 커피를 기다렸다. 20분정도 지나서 커피가 나왔고, 아무런 테이블도 없는 이곳에 바다를 보며 커피를 마셨다. 협재만큼이나 파란 바다. 그리고 한적함이 나도 모르게 영화 '안경'의 장면들이 떠올랐다. 주인공이 모두 먼 바다를 보는 모습. 이곳이 딱 그러했다.
어느정도의 시간이 흐르고 우린 다시 평대리에 위치한 또다른 아일랜드 조르바로 향했다. 조르바가 두군데로 나누어지게 된 이유는 여러 이야기가 있다. 좋지않은 이야기들이지만 오해와 오해가 시간이 지나 잘 해결되면 좋겠다는 생각도 들면서 누구나 욕심낼 만한 카페들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월정리에서 20분쯤 안되게 해안도로를 차로 달리다 보면 평대리에 위치한 또다른 아일랜드 조르바에 도착한다. 바닷가와 바로 접하지않고 살짝 골목길로 들어가야 하는 점에서 월정리 조르바에 비해 조금은 아쉬운 위치이다.
제주의 민가들은 안채(?)와 별채(?)로 나누어져 있다. 이곳 조르바의 별채는 현재는 사진을 전시 중이고, 안채는 두 여주인의 생활공간으로 사용되고 있으며 우리는 별채와 마당에서 커피를 마실 수가 있다. 별채에서는 '꿈꾸는 카메라'라는 기부 형태의 전시를 진행하고 있다. 아프리카의 아이들에게 직접 카메라를 주고 그들이 담은 모습을 책으로 만들어 팔아 그 수익금으로 그들을 돕고 있다. 일단 나도 좋은 의도니 마지막 남은 한 권이라는 책을 구입하였다. 판매 수익 모두를 기부한다하니 서로에게 좋은 것이라 생각이 들었다.
조르바에는 커피를 마실 곳이 정확히 세 곳이 있다. 별채 안에 작은 테이블 하나, 마당에 2개의 테이블이 있다. 물론 손님에 따라 테이블이 없는 벤치에 앉아서 커피를 마시기도 한다. 그리고 우리가 앉은 자리에서는 멀리 바다가 보이기도한다.
행복 뭉치,사고 뭉치라서 '뭉치'라는 이름을 가진 4개월짜리 강아지가 정신없이 뛰어다니는 카페, 그리고 이 동네의 초등학교 6학년 아이들 준석이 민경이 수현이 현지가 이 조르바 카페 여주인께 친구먹자고 드나드는 곳. 그래도 아이들과 오랜 시간을 보낸 것도 재주라고 금새 친해져서 아이들한테 홍시도 얻어먹고, 절대 아이들 안혼낼꺼같은 선생님이라는 말도 듣고, 월정리 조르바의 바다는 없지만 이곳에서 좀 더 오랜 시간을 보낼 수 있었던것은 '따뜻함'이었다.
저녁을 먹기위해 찾아간 곳은 돈사돈과 비교되어 잡지 싱글지에 나와 곧 더 유명해질 나목도 식당이다. 지인들의 추천도 있어서 한번은 꼭 먹어보고 싶어 조금 멀지만 찾아가보았다. 이런 외진곳에 어찌 알고 찾아갔을까 싶은 곳에 식당이 위치했다. 양념갈비가 제일 맛있다는데 그건 이미 다 팔리고 없어서 두번째로 맛나다는 삼겹살을 시켰다.
삼겹살이 돌돌돌 말려있어 궁금해서 물어보니 어제 잡은 고기라 쉽게 칼로 썰어지지 않아서 저렇게 말아서 썰었다고 하신다. 불에 놓고 구우니 다시 길게 펴진다. 바짝 구워도 육질이 부드럽다. 껍질이 두터움에도 부드럽게 씹힌다. 게다가 8000원이라는 아주 저렴한 가격에 만족해하며 투툼한 '돈사돈'과 다른 맛있는 삼겹살이었다. 생고기보다는 삼겹살이 내 입맛에는 더 좋았다.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제주시의 카페에 잠시 들렀다. 이제 오픈한지 만9개월 된, 한량이라는 이름의 카페로 82년생 83년생 제주 토박이 두 남자가 차린 곳이다. 태환의 로스터기를 사용하는 로스터리 카페로 홍대스러운 분위기로 멋지게 꾸며놓았다.
커피이야기, 카페이야기를 나누다가 다음에 방문하면 무한리필을 약속하시며 서울가기전에 다시 꼭 들르라고 당부하셔서 시간이 된다면 바람카페와 함께 다시 들려야겠다. 커피 진하게 한 잔 마시고는 더 주신다는 커피를 마다하고 집으로 갔다. 내일도 좋은 곳을 열심히 다녀야하기때문에 ^^
